"셀이 1,000개면, BMS가 보낼 데이터도 1,000배 늘어납니다"
전기차 배터리 팩의 셀 수가 늘어날수록, BMS가 처리하고 전송해야 하는 데이터량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합니다. 100kWh 이상의 대용량 팩에는 수백~수천 개의 셀이 들어가고, 각 셀의 전압·온도를 수십 밀리초마다 수집해 VCU(Vehicle Control Unit, 차량 제어 유닛)나 클라우드로 보내야 합니다. 그런데 여기서 문제가 생깁니다. 기존 CAN(Controller Area Network) 통신으로는 이 데이터를 제때 다 못 보낸다는 것입니다.
이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등장한 것이 CAN FD(CAN with Flexible Data-rate)입니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유연한 데이터 전송 속도'가 핵심입니다. BMS 통신에서 CAN FD가 왜 필요하고, 실제 설계에서 어떤 포인트를 챙겨야 하는지 실무 관점으로 정리합니다.

1. 기존 CAN의 한계 — 왜 지금은 부족한가
기존 Classical CAN(ISO 11898)은 1980년대에 설계된 프로토콜입니다. 당시 자동차 전장 환경에서는 충분했지만, 지금의 고밀도 배터리 시스템에는 두 가지 구조적 한계가 있습니다.
첫째, 최대 전송 속도 1Mbps. CAN의 이론적 최대 속도는 1Mbps이지만, 실제 차량 하네스에서는 노이즈 마진과 버스 길이 제약 때문에 500kbps 이하로 운용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둘째, 데이터 페이로드 8바이트 한계. 하나의 CAN 프레임에 실을 수 있는 데이터는 최대 8바이트입니다. 셀 전압이 2바이트, 온도가 1바이트라고 하면, 프레임 하나에 셀 2~3개의 데이터밖에 못 실립니다. 셀 200개를 모두 전송하려면 70개 이상의 프레임이 필요하고, 여기에 헤더·CRC·인터프레임 간격을 더하면 버스 점유율이 치솟습니다.
최신 전기차 BMS에서 데이터 수집 주기를 10ms 이하로 당기려 하면, 기존 CAN으로는 버스 포화(Bus Saturation) 상태에 빠지게 됩니다. 이게 CAN FD 도입을 강제하는 가장 현실적인 이유입니다.

2. CAN FD의 핵심 — 두 가지 속도와 64바이트 페이로드
CAN FD(ISO 11898-1:2015)는 기존 CAN과 물리 레이어(버스 배선)를 공유하면서 두 가지를 개선했습니다.
① 데이터 페이로드 최대 64바이트. 기존 8바이트 대비 8배입니다. 프레임 하나에 셀 20~30개의 데이터를 한 번에 실을 수 있어, 동일한 정보를 전송하는 데 필요한 프레임 수가 극적으로 줄어듭니다.
② 비트레이트 스위칭(BRS, Bit Rate Switch). CAN FD 프레임은 두 구간으로 나뉩니다. 헤더(Arbitration Phase)는 기존 CAN과 동일한 속도(최대 1Mbps)로 전송해 버스 중재(Arbitration)를 처리하고, 데이터 구간(Data Phase)은 최대 8Mbps까지 속도를 올려 데이터를 빠르게 전송합니다. 이 덕분에 기존 CAN 노드와 동일 버스에 혼재할 수도 있습니다.
실제 BMS에서 자주 쓰는 설정은 아비트레이션 500kbps + 데이터 2Mbps 조합입니다. 이것만으로도 기존 CAN 대비 실효 처리량이 4~5배 향상됩니다.
한 가지 중요한 포인트가 있습니다. 속도가 빨라질수록 신호 품질 요건이 까다로워집니다. 8Mbps에서는 트위스트 피치(Twisted Pair Pitch), 터미네이션 저항, 스터브 길이 모두 정밀하게 설계해야 합니다. 특히 BMS처럼 고전압 환경에서는 노이즈 내성이 추가적인 설계 변수로 들어옵니다.

3. BMS에서 CAN FD를 어떻게 활용하나
실제 BMS 시스템에서 CAN FD는 주로 두 가지 목적으로 사용됩니다.
① 실시간 셀 데이터 고속 전송. wBMS(무선 BMS)나 다수의 셀 감시 IC에서 수집된 셀 전압·온도·전류 데이터를 BMS 메인 MCU가 취합한 뒤, CAN FD를 통해 VCU·인버터·충전기로 보냅니다. 64바이트 페이로드 덕분에 100개 이상의 셀 데이터를 수 개의 프레임으로 압축 전송할 수 있습니다.
② 진단·플래시 업데이트(OBD/UDS). 차량 진단 통신(ISO 14229 UDS)이나 OTA(Over-The-Air) 펌웨어 업데이트 시 대용량 데이터를 전송합니다. CAN FD 없이 클래식 CAN으로 수십 MB 펌웨어를 전송하면 수 시간이 걸리는 작업이 CAN FD에서는 수십 분으로 단축됩니다.
향후 방향 — CAN XL과 Automotive Ethernet. CAN FD를 넘어 CAN XL(최대 20Mbps, 2048바이트 페이로드)과 10BASE-T1S Ethernet이 논의되고 있습니다. 특히 BMS에서 디지털 트윈·AI 진단 데이터를 실시간 클라우드 업로드하는 시나리오가 현실화되면, Ethernet 기반 통신으로의 전환이 가속될 것입니다.
[이미지 4: BMS 통신 아키텍처 — CAN FD 중심 VCU·인버터·OBD 연결 구조]
alt: BMS 통신 아키텍처 CAN FD VCU 인버터 OBD 연결 구조 셀 데이터 전송

4. 설계·검증 시 체크해야 할 실무 포인트
CAN FD를 BMS에 처음 적용할 때 실수가 많이 나오는 부분 세 가지를 짚어드립니다.
① 트랜시버 선택. CAN FD용 트랜시버(예: TI TCAN1462, NXP TJA1044G)는 기존 CAN 트랜시버와 핀 호환이 되더라도 내부 딜레이 특성이 다릅니다. 고속 데이터 구간에서 루프 딜레이가 허용치를 넘으면 CRC 오류가 발생합니다. 데이터시트의 Loop Delay(tloop) 스펙을 반드시 확인하세요.
② 터미네이션 저항. CAN FD에서 버스 양단에 120Ω 종단 저항이 필요한 것은 클래식 CAN과 같지만, 고속 구간에서 임피던스 불일치가 반사파를 만들 수 있습니다. 스플릿 터미네이션(60Ω + 60Ω + bypass 커패시터) 방식이 고주파 노이즈 억제에 유리합니다.
③ 비트 타이밍 설정. BRS 전환 타이밍에서 Sample Point(샘플 포인트)가 잘못 설정되면 버스 오류가 산발적으로 발생합니다. 특히 MCU CAN FD 컨트롤러 설정 레지스터(NBTP, DBTP)를 직접 건드릴 때, CAN FD 비트 타이밍 계산 툴을 사용해 검증하는 것을 권장합니다.
[이미지 5: CAN FD 설계 체크리스트 — 트랜시버·터미네이션·비트타이밍 3대 포인트]
alt: CAN FD 설계 체크리스트 트랜시버 터미네이션 저항 비트 타이밍 BMS 통신 설계

마무리 — 데이터가 많아질수록, 통신이 먼저 준비돼야 합니다
배터리 팩이 커지고, AI 진단·예측 기능이 추가될수록 BMS가 다뤄야 할 데이터의 양과 속도는 계속 늘어납니다. CAN FD는 그 과도기를 안정적으로 건너는 현실적인 선택입니다. Ethernet으로 가는 길목에서, CAN FD를 제대로 설계하고 검증해본 경험이 다음 세대 아키텍처를 이해하는 탄탄한 기반이 됩니다.
다음 편에서는 HiL vs SiL — BMS 검증 전략의 차이를 다룹니다. 어떤 시험을 언제, 왜 선택해야 하는지 실무 기준으로 풀어드릴 예정입니다. CAN FD나 BMS 통신에서 더 궁금한 점이 있다면 댓글로 남겨주세요!
태그: #CANFD #BMS통신 #고속CAN #자동차통신프로토콜 #배터리데이터전송 #CAN통신 #전장설계 #BMS엔지니어 #OTA #자동차전장
'BMS 전장 기초'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절연저항 IMD 원리와 고전압 안전 설계 핵심 (0) | 2026.05.01 |
|---|---|
| BMS 트렌드 2026, 업계 핫 키워드 5선 총정리 (0) | 2026.04.27 |
| BMS 보호 기능 ② OCP·OTP 심화 — 과전류·과온도 보호 설계의 핵심 (0) | 2026.04.23 |
| BMS 보호 기능 ① OVP·UVP 회로 설계 실전 — 과전압·저전압 보호의 원리부터 검증까지 (1) | 2026.04.22 |
| AI 배터리 진단 PINN | 물리 모델과 머신러닝의 만남 (0) | 2026.04.21 |